나는 어릴 때 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는 말을 듣곤 했다.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경우 굉장히 괴로워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들을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 말은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정의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발휘할 수 있는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완전무결한 인간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은 화두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답이 있는지도 의문이며, 따라서 답하기도 어렵다.
투자와 관련해 유명한 격언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라'.
거인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어떠한지를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혼란을 헤쳐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팡귄님이 추천해주신 이 책 또한 또다른 거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매우 행복한 순간이었다.
평소보다 높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 팡귄님께 감사드리며 서평을 적어보려 한다.
여럿이 함께 변방의 창조적 탈문맥의 숲을 만들자
-책 내용 중, 조영달 교수가
이 책은 서울대학교 09학번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바탕으로 출판된 책이다.
책의 주제는 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 많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책의 뒷편에 있는 패널,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작가님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혼란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생각, 비슷하다.
행동, 여기서 차이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어릴 때 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답답하게 생각했다.
'왜 가만히 있는거야?'
'저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없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 더 많은 사회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행동을 보일 뿐.
어떤 행동이 더 바람직하다라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하는 생각들은 비슷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역시나
내가 신영복 작가님께 하고 싶던 질문을 책의 뒷부분의 패널, 서울대학교 학생이 질문 하였다.
책의 뒷부분에서 홍기현 교수님이 아래의 말을 한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은 진화론에서 말하는 것과 반대의 매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것에는 굉장히 공감을 하지만 이것이 사회 규범으로서 전체적으로 적용되는 데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조국 교수님도 아래의 말을 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은 각각의 욕망과 고통이 있습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럿이 함께 간다는 점 외에 제도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임소희 학생도 아래의 말을 한다.
"...만일 제가 조금이라도 중심에 속해있다고 여겨지는 영역이 있다면 그 속에선 어떻게 주변을 향한 인생의 발버둥을 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만국공통의 화두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답에는 공통점, 중심성이 있어 인권이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합스부르크 왕가라는 중심성이 있었기 때문에 바흐, 모차르트, 세잔느와 같은 위인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고려라는 중심성을 유지하자는 정몽주를 틀렸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이번 책을 통해 확인한 변방의 중요성과 가치를 바탕으로 중심부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고민해나가려한다.
또한 이런 고민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재조정해나가려한다.
신영복 교수님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교수님은 이런 말을 하시며 나의 어깨를 두드려주지 않을까.
제 생각을 중심으로 삼았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였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