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선 대회 신청 및 준비 과정, 공연장 답사 후기를 글로 올렸음. 위 IB 탭에서 확인 가능😊
합창 지도를 시작한지 어느덧 2개월이 넘어간다.
하지만 나도, 학생들도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다.
지난번 온라인으로 컨설팅을 해주셨던 컨설팅 위원분께서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직접 방문해주셨다.
오늘은 초등학교 학생 22명과 함께한 대면 컨설팅 후기를 정리해보려 한다.
1. 컨설팅 전 질문 준비하기
학습 도구 중 KWL 차트가 있다.
- Know: 무엇을 알고 있는가
- Wonder: 더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Learned: 무엇을 배웠는가
학생들의 생각을 효과적인 도구를 활용해 조직하면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진다.
이를 활용해 컨설팅 전 질문을 준비했다.
학생들은 화이트보드에 KWL을 만들었다.
L은 컨설팅 이후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작성할 공간이라 비워져있다.
만든 작품은 교실 앞에 게시하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게 했다.
2. 컨설팅 받기
컨설팅을 받기 전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멀리서 오시는 위원분을 위해 간단한 간식은 준비했고, 악보를 둘 보면대도 준비했다.
하지만 전자 피아노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다. 전자 피아노는 음을 맞추거나, 가락을 연주하는 등 실음을 활용한 합창 지도가 가능하기에 필수적이다.
*나는 컴퓨터의 작곡 프로그램을 활용해 합창을 지도했었는데, 사운드를 가장 높게 해도 소리가 작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위원님이 진행한 학생 대면 컨설팅은 아래의 순서로 진행됐다.
- 전체 노래 부르기
- 학생 위치 선정
- 노래 부르는 방법 안내
- 노래 익히기1
- 합창단 영상보기
- 사전에 준비한 질문에 대한 응답
- 노래 익히기2
이 사이사이에 학생들의 열정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피드백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1) 전체 노래 부르기
현재 학생의 상태를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의 노래를 듣고 '학생 모두 자기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합창 축제에 참여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셨다.
2) 학생 위치 선정
기존에 소프라노, 알토로 성부를 나누어 두었었다.
위원님도 성부를 나누어 학생들의 위치를 지정하고, 노래의 일부를 들어가며 학생 위치를 조정해주셨다.
같은 학생임에도 위치를 조정하기 전과 후의 소리가 천차만별이라 놀라웠다.
3) 노래 부르는 방법 안내
합창단에만 알려주시는 영업 비밀을 마구 풀어주셨다.
(*) 호흡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못해도 버틴다. 버티다보면 이긴다. 버티다보면 해난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호흡을 지도한 과정은 아래와 같았다.
- 갈비뼈 위치 확인하기
- '굉장히 슬림하고 작은 빨대로 빨아들이는 것'에 비유하여 갈비뼈를 옆으로 늘리며 열리는 것 강조
- 침을 삼켜 봄으로써 후두의 위치를 파악하고, 후두의 위치가 아래에 있어야 함을 강조
-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지도
- 숨을 들이쉬고 내뱉기 연습
4) 노래 익히기1
위원님이 한 박을 크게 지휘하고, 이때 숨을 쉬라고 안내했다.
처음 부르는 첫 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또한 중점적으로 보신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노래의 첫부분과 끝부분 위주로 지도(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
- 알토와 소프라노를 따로 연습
- 숨쉬기를 다시 한번 더 강조
알토와 소프라노를 나누어 지도할 때, 한 성부가 다른 성부를 따라가는 경우가 있었다. 기세에 밀린 것이다.
위원님은 기세에 밀린 성부를 일으켜 세우고, 다른 성부를 앉혀 지도하셨다.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5) 합창단 영상보기
위원님이 지도한 합창단과 함께 대회에 나간 영상을 보여주셨다.
이 대회에서 위원님이 지도한 합창단은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이 대회는 전국에서 가장 큰 초등학교 합창 대회라고 함😮
영상을 보고 학생들은 정말 많은 영감과 열정을 얻었다.
이 내용은 자연스럽게 위 KWL 차트에도 담겼다.
6) 사전에 준비한 질문에 대한 대답
(1) 율동이 필요한가요?
퍼포먼스를 해서 합창이 빛난다면 하는거 좋음.
단, 노래를 기깔나게 잘한다는 전제가 있어야지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음.
또한 악보를 완벽하게 외워야함.
(2) 노래 부를때 입모양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사람마다 조금 다름. 정해진 입모양은 없음.
단 중요한 건 목(후두)이 떨어질 때 나오는 입모양이 되어야 함.
얼굴의 해골을 잘 이용해야함. 상악과 하악이 위아래로 잘 움직여야함.
이것이 되기 위한 전제는 목이 떨어져야함.
(3) 소프라노와 알토의 비율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합창단마다 다름.
위 영상에서의 합창단의 성부 구성은 알토가 가장 많았고, 소프라노랑 메조가 비슷했음.
(4) 높은 음을 편하게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후두를 내리기. 성대결절이 오면 회복이 잘 되지 않음.
호흡('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신다고 함)을 잘 해야함.
(5) 옛날 합창과 현대 합창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옛날에는 똑같은 음으로 불렀음. 현대는 성부를 나누어서 부름
(6) 입술 끝에 힘을 주고 부르면 어떤 점이 좋나요?
입술 끝에 힘을 주지 않으면 납작한 소리가 됨. 이 소리는 다른 소리와 잘 섞이지 않음.
또한 입술끝에 힘을 주면 광대가 올라와서 얼굴이 마이크가 되고 소리가 잘 들리게 됨.
잘하는 합창단 보면 광대를 잘 씀
(7) 다른 성부의 소리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내 소리에 집중해야 함. 이는 노력의 영역임.
(8) 가사를 쉽게 외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가사와 음 중 음을 먼저 외우는 것이 중요함.
음을 외우면 가사는 따라서 외워짐.
7) 노래 익히기2
다시 노래 익히기를 지도하며 강조하신 부분은 아래와 같다.
- 후두 내리기
- 노래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요소들 배치
- 우리 노래에서는 "햇살이(힘차게) 되었네(귀엽게)"
- 서로가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알토와 소프라노의 조화
- 메아리라는 표현을 사용함
- 호흡
- 소리 올릴 때 직구가 아닌 커브로 올리기
- 선생님 손 신호
- 강아지 손 달라는 모양의 손 형태: 그 음을 지속해서 내라는 뜻
- 마지막 끝날 때, 입모양은 유지하고 소리만 내지 않기
3. 컨설팅 후 학습한 내용 정리하기
앞에서 학생들은 화이트보드에 KWL을 만들었다.
L(새롭게 배운 내용)도 모두 작성했다.
화이트보드를 꾸준히 활용할 수 있도록 완성된 KWL을 촬영하여 프린트했다.
프린트한 내용은 교실에 부착해서 학생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볼 수 있게 했다.
위 프린트는 11월 말, 합창 축제가 끝날 때까지 붙여둘 예정이다.
4. 전체 소감
1) 수업 이후 개별적으로 질문한 내용
(1) 피아노 구매를 해야할까요?
합창은 실음과 직관이 중요하다. 따라서 피아노 구매를 추천함.
디지털 피아노는 40만원 전후 가격이면 충분히 학교 수업 중 활용할 수 있음.
업체는 KORG, YAMAHA, KURZWEIL 등 다양함.
(2) 퍼포먼스를 해야할까요?
퍼포먼스 준비는 대회가 있기 3주 전 즈음에 학생 노래 준비 정도를 보고 판단하면 됨.
마지막 엔딩 부분에는 간결하게 해도 좋음.
퍼포먼스의 종류는 상징적 퍼포먼스와 직접적 퍼포먼스가 있으니 어떤 것으로 할지 고민해보기.
2) 컨설팅 이후 느낀 점
컨설팅 전과 후 학생들의 열정과 태도가 정말 많이 향상되었다. 기능은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의 합창 축제 준비가 더욱 설레고 기대된다.
내년도에도 합창 지도를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다. 피아노 연주도 열심히 연습해두어야겠다.
먼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교사인 나에게 많은 성장의 기회를 주신 컨설팅 위원분께 다시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