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can't explain it simply, you don't understand it well enough.
당신이 그것을 충분히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나는 "O 쫌 아는 10대"를 자주 보는 편이다. 국제공동수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수업을 운영할 때도 "미디어 리터러시 쫌 아는 10대"를 학생 1인당 한권씩 구매했다.
이 시리즈를 보는 이유는 충분히 명확하게 설명할 자신과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다움, 미디어 리터러시, 인공지능, 신소재, 기본 소득, 환경과 생태' 등과 같은 것들은 충분히 명확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10대를 독자로 설정했기 때문에 어른을 위한 책보다 이해하기가 한층 더 쉽다. 핵심을 명확하게, 10대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나다움.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일부를 요약 정리하며 이를 충분히 명확하게 설명하는 발을 내딛으려 한다.
*아래의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꼭 구매해서 보길 바란다😍
1. 도대체 나는 누구지?
오늘은 정말 모든 게 이상하네! 어제만 해도 정상이었는데.
밤 사이에 내가 변해 버린 걸까?
그런데 내가 달라졌다면, '도대체 나는 누구지?'
아, 도무지 알 수가 없잖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우리에게는 계속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이로 인해, 겉모습이 변해도, 시간이 지나도 나이를 먹어도 우리는 그것을 '나'라고 생각한다.
'자기동일성' 문제는 내가 있다면 나는 변하는 걸까 변하지 않는 걸까와 관련된 문제다. 이와 관련해 예를 들 수 있는 것은 '테세우스의 배'이다. 테세우스가 타고 온 배가 시간이 지날 수록 낡게 되면서 이전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면서 조금씩 수리를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배의 모든 부분이 교체 되었다. 이것은 원래 테세우스가 타고 온 배와 같은 배일까?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하다. 데카르트는 테세우스의 배는 인간과 달리 정신이 없으므로 겉모습이 바뀌면 같은 배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정신이 있으므로 겉모습이 변해도, 시간이 지나도 같은 사람이다.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흄은 「나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는 정신이 아니라 나는 사실 매 순간 변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라고 말한다. 겉모습이 변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만약 변하지 않는 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변하지 않는 나가 있다고 생각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말한다.
2. '나'가 중요할까, '다른 사람'이 중요할까
데카르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다. 내가 먼저 있어야지 다른 사람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카르트는 '나'를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용량이 어떻든 내가 가진 USB의 크기게 맞춰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나를 중심으로 친구를 대하는 것이다. 이를 '전체성의 철학'이라고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레비나스는 다른 사람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레비나스는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은 내가 그 사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항상 넘어선다고 여긴다. 따라서 레비나스는 다른 사람을 '수수께끼'라고 부르곤 한다.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는 단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항상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을 가진 사람, 그러니까 파악이 잘 안되는 사람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용량을 내가 가진 USB에 맞추기 보다 친구를 친구 자체로서 대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무한성의 철학'이라고 한다. 또한 레비나스는 '환대'를 중시한다. 다른 사람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환영하라는 말이다.
위 2문단을 다시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데카르트는 생각할 때 내가 존재한다고 말한다면, 레비나스는 다른 사람의 말에 응답할 때 내가 존재하게 된다. 데카르트의 나가 '생각하는 나'라면 레비나스의 나는 '책임지는 나'이다.
지금까지 내용을 읽다보면, 데카르트는 다른 존재에 의존하지 않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데카르트 또한 나의 존재를 신과 같은 다른 존재에 의존한다. 생각을 하지 않을 때는 나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두 철학자 모두 '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손을 알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손은 우리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면 사회 전체가 좋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데카르트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죄수의 딜레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사회 전체가 좋아진다는 건데, 죄수의 딜레마의 죄수 둘은 자기한데 제일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해서 결정하지만 그 선택이 두 사람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우리 모두가 좋아지려면 나와 다른 사람이 협력하는 게 좋다는 시사점이 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거기에 응답하고 도와주는 일은 사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 이를 생각하면 실천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즉 나한테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 소감
답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을 얼마나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느냐야.
철학은 좋은 질문을 찾고 그 질문을 오래 고민하게 하는 힘을 길러줘.
그러니까 너희들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에 대한 답이 빨리 찾아지지 않더라도 그 질문을 잘 간직하면서, 또 잘 견뎌 내면서 답을 조금씩 찾아가면 좋겠어.
-나다움 쫌 아는 10대 中-
우리 삶의 많은 문제들은 답을 찾기 어렵기도 하고, 답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만났을 때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주는 말이다.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있는 이 말은 철학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나는 '전체성의 철학'으로 사람을 바라보곤 했던 것 같다. '무한성의 철학'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