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2026 APEX 필리핀 사전 준비에 대한 글을 나눴다.
https://biquira.tistory.com/259
2026 APEX 필리핀, 사전 준비
2024년 일본, 2025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2026년에는 필리핀으로 APEX를 다녀오게 되었다. APEX가 뭔지, 사전 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먼저 읽고 오면 된다.사업 개요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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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다음의 글을 나누려 한다.
- 첫날 개회식의 필리핀 측과 한국 IACE 측의 환영사·축사
- IACE 사업 소개
- 필리핀-한국 디지털·AI 교육정책에 대한 소개
1. 개회식
핵심만 짧게 정리하면 이렇다.
1) 필리핀 교육감 환영사(대독)
필리핀 교육청 측 환영사부터 시작됐는데, 교육감님은 다른 일정으로 자리하지 못해 담당자가 메시지를 대신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시지의 핵심은 "배움은 하나의 여정"이라는 문장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교수 역량을 기르고, 실용적인 교수법을 탐색하며, 각자의 교실로 가져갈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배움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 즉 교사가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2) IACE 이승진 국장님 축사
이어서 한국 측 대표로 IACE 이승진 국장님의 축사가 있었다. APEC이 2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사들을 연결해왔고, 그동안 한국 교사 약 800명과 회원국 교사 19,000명 이상이 함께했다는 이야기로 운을 뗐다. 하지만 국장님은 곧바로 "APEX의 진짜 가치는 이 숫자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서로 나눈 아이디어, 그리고 쌓아온 신뢰라는 것이다.
2. IACE 사업 소개
IACE 사업에 대한 내용은 이전에 작성한 아래의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https://biquira.tistory.com/212
인도네시아 교육부와 함께한 APEX 사전 협의회
올해는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APEX에 함께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IACE와 한국 교원이 함께한 사전 협의회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에서 나눴다. https://biquira.tistory.com/161 2025 APEX 선정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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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리핀-한국 디지털·AI 교육정책에 대한 소개

(한국 교육에 대한 내용은 생략)
개회식 축사에 이어, 이번 포럼의 메인 강연이 시작됐다. 연사는 필리핀 교육부(DepEd) 차관보(Assistant Secretary) Dr. Jerome T. Buenviaje.
발표 제목은 "Digital Education Policies, Device Governance, and Responsible AI in Philippine Basic Education"이었다.
1)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
발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Technology should not drive education, but rather educational purpose should drive technology."
“기술이 교육을 이끌어서는 안 되며, 교육적 목적이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ICT 부서나 기술 전문가만의 일이 아니라, 수업 설계·자원 접근·평가·AI 활용 등 교육 전 영역과 연결된 시스템 어젠다라는 점을 먼저 짚었다. 인상적이었던 예시는 이거였다. 현장 교사들이 종종 "수업 = 파워포인트 만들기"로 착각한다는 것. 전자기기를 쓰고 있다고 해서 그게 곧 좋은 수업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필리핀에서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도구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순간, 오히려 교육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이야기는 어느 나라 교실에서나 통하는 것 같다.
2) 필리핀 교원의 실제 기술 활용 현황 (Baseline Data)
2026년 2월, 20,712명의 필리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 플랫폼 | 활용 비율 |
| YouTube | 89.8% |
| Facebook Messenger | 69.9% |
| Canva | 69.5% |
| DepEd LMS | 51.6% |
| Google Meet | 27.1% |
| 기타 | 26.13% |
흥미로웠던 건 Key Stage(학년군)별 기술 활용 격차였다.
| 구분 | Key Stage1 | Key Stage4 |
| 기술을 전혀 사용 안 함 | 53.59% | 6.59% |
| AI 활용 | 5.44% | 64.75% |
Key Stage는 영국식 학제에서 학년을 구분하는 단위다.
Key Stage 1은 만 5~7세(한국의 초1~2 정도)
Key Stage 4는 만 14~16세(한국의 중3~고1, GCSE 준비 단계)
저학년일수록 기술 사용률이 뚝 떨어지고, 고학년일수록 AI 활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였다.
발표자는 이걸 "one-size-fits-all 정책은 안 된다"는 논거로 사용했다. 발달단계, 교사 준비도, 인프라, 학습목표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 내내 Canva가 계속 언급됐는데, 필리핀 교육부가 Canva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뒤에 나오지만 실제로 DepEd 공식 품질인증(EdTech Seal)을 통과한 도구이기도 했다.
3) 5대 개혁 의제(5-Point Reform Agenda)
디지털 정책은 별도의 어젠다가 아니라, DepEd의 5대 성과 목표(Key Outcomes)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매김되어 있었다.
| # | Outcome | 핵심 내용 |
| 1 | High-Performing Teachers | 연간 필수 EdTech 연수, LAC(Learning Action Cells), LS Guide Portal |
| 2 | Learners' Physical & Mental Well-being Protected | 연령별 스크린타임 제한, DepEd Order No. 006, s. 2026 |
| 3 | Efficient & Supportive Educational Structure | 등록 학생 수 기반 기기 배분, Digital Maturity Assessment |
| 4 | High-quality Education | AI Traffic-light Framework, DepEd EdTech Seal |
| 5 | Empowered & Employable Filipinos | STEM·로보틱스·창의적 디지털 리터러시 |
하나씩 조금 더 살펴보면 이랬다.
Outcome 1 — High Performing Teachers
- 연 1회 이상 필수 EdTech 연수(TPD)와 실천 기반 교원학습공동체(LAC) 운영
- 교사 지원 포털인 LS Guide Portal(https://sites.google.com/deped.gov.ph/lsguide) 운영 — 수업계획, 역량 예시, 정책 업데이트를 한 곳에 모아 교사가 여러 사이트를 헤매지 않도록 함
- AI는 어시스턴트로만 활용
Outcome 2 — Learner's Physical & Mental Well-being Protected
발달 단계별 스크린타임 제한이 눈에 띄었다.
| 단계 | 대상 | 제한 시간 |
| KS1 | K~Gr3 | 하루 최대 30분 (교사 주도 공동시청) |
| KS2 | Gr4~6 | 하루 최대 1시간 |
| KS3 | Gr7~10 | 하루 최대 2시간 |
| KS4 | Gr11~12 | 유연 적용 (연구·생산성·책임 있는 AI 활용) |
근거는 DepEd Order No. 006, s. 2026(ESMLE, 안전하고 동기부여되는 학습환경 보장 지침)이었다.
제도 자체는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한국에도 이런 공식적인 스크린타임 제한이 있던가?
찾아보니 한국에는 스크린타임 제한시간이 없었다.
또한 필리핀에는 이에 대한 제도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현장 인프라(예: 스마트TV 보급, 개별기기 미보급 등)가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Outcome 3 — Efficient & Supportive Educational Structure
기존에는 학교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패키지를 배분해서 과잉·과소 배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 LIS(Learner Information System) 기반의 등록 학생 수 연동 배분 방식으로 바꿨다.
| 학교 규모 | 분배 태블릿 | 예상 비용 |
| 소규모 (100명 미만) | 20대 카트 | 약 63만 페소 |
| 중규모 (100~250명) | 35대 카트 | 약 110만 페소 |
| 대규모 (250명 초과) | 45대 카트 | 약 145만 페소 |
이와 함께 디지털 성숙도(Digital Maturity Assessment) 개념도 소개됐다. Pedagogy, Assessment, Digital Citizenship, Capacity, Leadership, Infrastructure 6개 차원을 평가해서 Starting → Developing → Evolving → Leading 단계로 진단한다. 기기 보유량이 많다고 성숙한 학교가 아니라, 가진 걸 얼마나 지혜롭게 쓰는가가 기준이라는 말이 핵심이었다.
Outcome 4 — High-quality Education
DepEd Order No. 003, s. 2026 기반의 Traffic-light AI Framework가 소개됐다.
| 신호 | 구분 | 예시 |
| 빨강(Red) | 금지 | 고부담 시험, 총괄평가 채점, 단순 암기과제 |
| 노랑(Yellow) | 지도 하 허용 | 브레인스토밍, 초안 작성, 피드백 (AI 사용 신고 필요) |
| 초록(Green) | 허용 | 수업계획, 콘텐츠 지원, 피드백 생성 |
빨강·노랑·초록 각 항목이 학생용인지 교사용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실제 적용 시엔 좀 더 세분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품질 인증 체계인 DepEd EdTech Seal도 언급됐는데, 이걸 통과한 대표 도구로 Khan Academy와 Canva가 소개됐다. 여기서도 또 Canva😆😆😆
Outcome 5 — Empowered & Employable Filipinos
STEM, 로보틱스, 창의적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한 실질적 미래역량 강화가 핵심이었다.
4) 정리하며
발표 마지막에 강조된 건 이 5가지 목표가 서로 독립된 게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BYOD(개인기기 지참) 정책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나왔는데, 무제한 허용이 아니라 접근 가능한 사이트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발표를 들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필리핀이 겪고 있는 고민(교원 역량 격차, 기기 배분의 형평성, AI 오남용 우려)이 한국이 겪었던 혹은 겪고 있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걸 정책 문서(DepEd Order)로 명문화하고, 신호등처럼 직관적인 프레임워크로 현장에 전달하는 방식은 배울 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