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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교육

한일학술문화교류 중 홈스테이 후기

by 5개 국어하는 너구리 202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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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홈스테이 전

이번 한일학술문화교류사업에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 중 하나는 홈스테이였다.

학교 방문도 좋고 연수도 의미 있었지만, 사실 일본 사람들의 실제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홈스테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국 전에는 꽤 상세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 알레르기 유무
  • 건강 상태
  • 취미
  • 언어 능력
  • 일본에서 배우고 싶은 것
  • 홈스테이 가족에게 전하는 메시지

나는 일본어 회화가 가능하다고 적었고, JLPT N1 자격도 기재했다.

취미는 언어 학습과 산책, 새로운 음식 먹기라고 썼다.

 

또 일본의 문화와 교육을 깊이 경험하고 싶으며, 이번 만남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홈스테이 가족에게는 일본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해 왔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준비했던 선물 중 일부

 

신세를 지게 되는 만큼 작은 선물들을 준비했다.

  • 한국 전통 문양이 들어간 자개 마그넷
  • 윷놀이 세트
  • 고추장 소스
  • 찻잔
  • 함께 먹을 수 있는 한국 간식들
  •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여 반려동물 간식과 장난감

홈스테이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일이 있었는데, 우리가 머물게 될 가정은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의 집이라는 것이다.

지역 신문에서도 취재를 나온다고 했다.

 

사전에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홈스테이 관련 주의 사항도 안내받았다.

호스트 가정이 전통적인 일본식 주택이라 다다미가 깔려 있는데, 바퀴가 달린 캐리어를 실내로 가져가면 다다미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큰 캐리어를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 2박 3일 동안 사용할 짐만 별도의 가방에 담아 준비해야 했다.

 

홈스테이 장소로 출발하기 전날 밤, 홈스테이 중 사용할 옷과 세면도구,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며 기대감에 부푼 상태로 잠에 들었다.


2. 홈스테이 중

홈스테이 중 묵었던 집

 

하지만 실제 홈스테이는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특히 집의 위생 상태가 기대했던 수준과는 차이가 있었다.

가장 강렬했던 것을 뽑으라면, 마지막날 저녁에 피자를 먹었는데 이 피자를 자를 때 사용한 칼이 모두 녹슬어 있었다

먹었던 음식들

 

(왼쪽)닭봉 안익었어요... (중간)도우부터 다 함께 만든 피자 (오른쪽)녹슨 칼...

 

식사 역시 내가 상상했던 일본 가정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우동이나 냉면 같은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가 많았다.

 

물론 음식 자체를 평가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일본 가정의 식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었던 기대가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였다.

나는 홈스테이의 가장 큰 의미가 대화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어도 열심히 공부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우리 이름을 불러 주는 일도 없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동물의 교미와 관련된 이야기나 성적인 농담이 나와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

*관련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고, 거실 한쪽 벽에 이 사진이 걸려있기도 했다.

 

함께 있었던 다른 한국 선생님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는 모두 성인 남성이었기에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냥 2박 3일 동안 지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만약 다음에 여성 참가자가 이 가정에 배정된다면 괜찮을까?'

연수가 끝난 뒤에는 다른 참가자들이 비슷한 불편함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관련 내용을 관계자분께 전달드리기도 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프로그램이 더 좋은 방향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홈스테이가 나쁜 기억만으로 남은 것은 아니다.

게이비케이 협곡

 

우선, 게이비케이 협곡(猊鼻渓) 방문이 있었다.

사실 방문 전에는 잘 몰랐지만, 이곳은 일본백경(日本百景)에 선정된 일본의 대표적인 명승지 중 하나라고 한다.

 

약 2km에 걸쳐 이어지는 협곡 양옆으로는 높이 100m에 이르는 절벽이 솟아 있었고, 잔잔한 강물을 따라 배가 천천히 나아갔다.

배를 저어 가는 뱃사공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협곡을 지나가다 보니, 왜 이곳이 일본백경에 선정되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때 요금 2,000엔은 개별 부담해야했다.

*본래 홈스테이 중 체험비 같은 추가비용이 발생하면 각자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귀여웠던 시바견(쿠루미)와 일본 시골 풍경(1)
일본 시골 풍경(2)

 

강아지와 함께 했던 산책도 인상 깊다.

아침저녁으로 강아지를 데리고 마을 주변을 걸을 기회가 있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일본 시골 마을의 풍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아지는 익숙한 길인 듯 앞장서서 걸어갔고, 우리는 그 뒤를 따라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았다.

 

찐웃음

 

그리고 마지막 날 저녁, 예상하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일본 전통 사자춤인 시시마이(獅子舞)를 볼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행사 전 불을 피웠고, 북소리와 함께 시시마이가 시작됐다.
사자는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고 뛰어다니며 춤을 추었다.

 

시시마이가 진행되는 동안 사자가 우리에게 다가와 머리나 무릎을 물곤 했다.

시시마이에게 머리를 물리면 액운을 쫓고 복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사자에게 머리를 물렸다😆

 

(왼쪽)한국 츄르 맛은 어때? (오른쪽)마지막 날 밤이 되니 그때야 얼굴을 보여준 새로운 고양이

 

가장 좋았던 것은 함께 홈스테이를 했던 한국 선생님들이었다.

학교, 학생 이야기, 교사로 살아가는 이야기, 가족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까지.

평소 같으면 쉽게 나누지 못했을 대화를 늦은 밤까지 이어 갔다.

다들 가정이 있어서, 거리가 멀어서, 다른 일정이 있어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데 2박 3일간 정말 많은 대화를 해서 좋았다.


3. 홈스테이 후

사실 이번 홈스테이는 기대했던 것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아쉬움도 있었고, 당황스러웠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마침 올해 8월 말에는 일본 선생님들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일본 선생님 한 분을 홈스테이로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 일본 선생님을 맞이하게 되면 내가 느꼈던 아쉬움은 반복하지 않고, 좋았던 경험들은 더 살려 보고 싶다.

*이번 사업에서는 홈스테이 운영을 위해 참가자 1인당 20만 원의 지원금도 제공된다고 한다.

  •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
  • 함께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
  • 지역을 소개하는 것
  • 한국에서 사가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식문화

그리고 이번에 일본에 함께 갔던 한국 선생님들도 몇분 초대해서 함께 저녁이나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미리 물어보니 흔쾌히 오고 싶다고 하셔서 한국의 문화를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전하는, 풍성한 홈스테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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